한국 대기업 임금 수준, 일본·EU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한국 대기업의 임금 수준과 인상률이 일본과 유럽연합(EU) 국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높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6일 발표한 '한·일·EU 기업 규모별 임금 수준 국제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대기업의 연간 임금 총액(초과 급여 제외)은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8만7,130달러로, 조사 대상 22개국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는 EU 20개국 평균(8만536달러)보다 8.2% 높았으며, 일본(5만6,987달러)보다 52.9% 높은 수치입니다.

 

또한,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기업 임금 수준을 비교했을 때, 한국은 **156.9%**로 나타나 EU 평균(134.7%)보다 22.2%포인트, 일본(120.8%)보다 36.1%포인트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조사 대상 22개국 중 그리스(166.7%)와 프랑스(160.6%)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치입니다.

---

한국, 대기업 임금 인상률도 높아… 대·중소기업 간 격차 확대

한국 대기업의 임금 인상률도 일본과 EU보다 높았으며,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가 빠르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002년부터 2022년까지 대기업 임금 상승률을 보면,

• 한국 대기업은 2,741만 원(2002년) → 7,061만 원(2022년)으로 157.6% 증가했습니다.
• 같은 기간 EU 대기업은 84.7% 증가, 일본 대기업은 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보았을 때, 중소기업 임금 수준을 비교하면

• 한국: 57.7%
• EU 평균: 65.1%
• 일본: 73.7%

로 나타났습니다. 2002년에는 일본(64.2%) → 한국(70.4%) → EU 평균(76.6%) 순으로 격차가 지금보다 적었습니다.

---

한국 중소기업 임금 수준, 일본보다 높지만 EU 평균보다는 낮아

한국 중소기업의 연간 임금 총액은 5만317달러로 조사 대상 22개국 중 10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일본(4만2,022달러)보다 19.7% 높았지만, EU 평균(5만2,398달러)보다 4.0%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1인당 GDP 대비 중소기업 임금 수준을 비교하면,

• 한국: 90.6%
• 일본: 89.1%
• EU 평균: 87.6%

로 세 지역 모두 비슷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 수치는 전체 22개국 중 5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사업체 규모를 10인 이상으로 확대하여 비교하면,

• 한국: 5만9,191달러
• EU 평균: 6만7,214달러 (한국보다 13.6% 높음)
• 일본: 4만8,729달러 (한국보다 21.5% 낮음)

으로 나타났습니다.

---

전문가 의견: 생산성 기반 임금 체계 필요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임금 인상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직무와 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법정 정년 연장은 대기업 근로 여건을 더욱 향상시키는 동시에, 신규 채용 여력을 감소시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심화할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조사 기준

이번 분석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기업 기준: 한국(500인 이상), 일본·EU(1,000인 이상)
• 중소기업 기준: 한국·일본(1099인), EU(1049인)

이번 조사 결과는 한국 대기업의 높은 임금 수준과 빠른 임금 상승률이 대·중소기업 간 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쳤으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임금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습니다.